
夏ノ終熄 - CUFFS
2022년 8월 26일 이틀 전에 발매한 CUBE의 신작 에로게 夏ノ終熄(여름의 종식) 완독함.
일반적으로 쓰는 종식(終息)이라는 한자에서 '식'자를 살짝 비틀었는데 네이버 사전가면 이렇게 적혀있음
불 꺼질 식
1. 불이 꺼지다
2. 불을 묻어두다
3. 없어지다, 소멸하다(消滅--)
4. 그치다, 멎다
5. 망하다(亡--)
일러스트는 일반업계, 에로게 가리지 않고 잘 그리고 있는 U35(우미코)가 담당
시나리오는 나인, 아케이로 괴기담, 나나이로인커네이션 등을 집필한 카즈키후미가 담당
음악은 Peak a Soul+인데 BGM은 ANZIE(안제 히지리)가 담당
개인적으로 사쿠라무스비 이후로 안제 히지리가 피아노 ONLY곡으로 BGM만든적이 GARDEN이후로 거의 없어서 이번 작품은 이 분이 BGM제작에 참가한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음
성우가 한 명 뿐인 저가형 작품인데, 가명인 미사키 리나를 쓰고 있지만 목소리 들으면 대충 이토 시즈카인걸 알 수 있다.
투하트2에 타마키 이후로 공략가능 히로인은 참가한걸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왕의 귀환같은 느낌 많이 받음.
스토리는 시골에서 남녀 둘이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지금 한창 코로나를 현실에서 겪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가장 잘 다가올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작가가 COVID-19에서 영감을 많이 가져옴
다만 코로나로 우리가 가장 가깝게 인식하고 있는 전염병에 대해 과학적이나 스토리 요소로 깊게 잡지는 않고, 그런 전염병으로 세상은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세계정세를 쓰고 싶었던 것 같아 전염병에 대한 깊은 언급은 없다.
오히려 코로나를 떠나 심각한 전염병으로 인해 생기는 인간사회와 인간들의 변화같은 인간들의 행동과 심리에 좀 더 무게를 뒀다고 생각함.
이런 종말물 하면 내 성격상 SWAN SONG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르게 덤덤한 분위기의 종말물을 다루고 있어서 이거대로 정말 괜찮은 느낌.
지금이 세기말이었다면 코로나 관련 재앙물 작품들이 많이 나왔겠지만 이미 22년이나 지난 시점이라 코로나 관련 소재로 접해본 작품이 이것밖에 없다는게, 세기말은 정말 틀딱들의 유물이 되었다는걸 통감함.
여타 저가형 게임처럼 이챠이챠 30분 적당히 하다 분가하고 해피엔딩으로 2,3시간이면 끝나는 게임을 예상했지만 나인으로 저가형 게임의 분량을 아는 작가라 그런지 알차게 8시간 재밌게 즐겼다.
안제 히지리가 작곡한 피아노 ONLY의 따스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단 둘만의 시골에서 살아가는 종말 이야기라는게 너무 좋았던 작품.
가끔은 시나리오 빡빡한 풀프라이스 시나리오 게임 보다는 가볍지만 확실한 감동을 주는 단편소설 읽는 느낌이라 만족감이 너무 좋다.
덤으로 게임을 사면 주는 하이레조 OST를 전곡 다운받을 수 있는 코드가 있어서 당분간은 이거 인코딩해서 밖에 다닐때 줄창 듣고 있을것 같음.
덧글
노멀루트 이후의 서비스신같은 일상루트는 조금 미묘합니다만 18금 게임으로서의 명목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면 나름대로 납득은 가는 부분이구요.
저는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특히 이 게임은 배드엔딩이 인상깊었네요. 두 사람의 아련한 사랑과 이별을 담담하게 그려낸 것 같아요.
BGM도 계속 듣고 있는데 정말 좋네요. 악보를 구하고 싶은데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곡은 꼭 피아노로 연주해보고 싶네요..
베드엔딩 - 노멀엔딩 - 해피엔딩순이라 특히나 처음에 히로인의 '오래 살아라'라는 말은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안제 히지리는 딱히 악보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서 사쿠라무스비처럼 여기저기 입소문으로 퍼지다보면 누군가 악보를 만들어주겠지만 힘들것 같네요 ㅠㅠ